초록

이 글은 개성공단이라는 접촉지대에서 남북한 사람들이 만나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개성공단에서의 남북한 접촉이 북한 근로자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남한 주민에 대한 북한 근로자들의 태도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고찰하고자 한다. 다만 북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들과 접촉하는 남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간접 조사할 수 밖에 없다. 이 연구를 위해 필자들은 문헌분석과 함께 지난 2012년 2월부터 5월까지 개성공단 남측 관계자 12명에 대한 심층 면접을 실시했다. 이 글에서는 심층 면접 결과를 활용해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개성공단을 통한 남북한 주민의 접촉은 북한 근로자들의 태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글의 주된 고찰 대상인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남한 주민에 대한 태도에 긍정적 변화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북한 근로자들의 정서에서 가장 큰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근로자들은 남한에 대한 적대감이 크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측 주재원 및 남측기업에 대한 인식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크게 보아 북측 근로자의 태도 변화에는 한계성도 분명 존재한다. 모든 북측 근로자에게 긍정적 변화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남측과 북측은 정치적 격변기와 같은 결정적인 순간에 서로가 남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개성공단에서의 접촉을 통해 북한 근로자의 마음 체계에 긍정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면 이는 무엇에 기인하는가. 접촉가설의 이론적 자원은 어느 정도 유용성이 있다. 접촉이 긍정적 효과를 거두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한 세 가지 요인, 즉 평등한 지위, 공동의 목표 및 협력관계, 제도적 지원은 개성공단의 사례에도 어느정도 설명력이 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남측 기업의 행동도 중요한 변수이다. 개별 행위자인 남측 기업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느냐에 따라 북측 근로자들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이 북측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사실개성공단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이구동성으로,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는것이 ‘북한 근로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는 점 또한 매우 시사적이다. 한편 개성공단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영토 안에 존재하는 접촉지대라는 특성이 있다. 게다가 북한정부는 정치적 이유로 남북한주민간의 접촉에 여러 가지 제한을 가하고 있다. 이는 접촉이 긍정적 효과를 거두기 위한 세 번째 요인이 제도적 지원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통상적인 접촉지대와 구별되는 개성공단의 특성이면서 동시에 접촉의 긍정적 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접촉의 긍정적 효과를 뒤집을 정도는 아님은 강조할 필요가 있다.

키워드

개성공단, 접촉지대, 북한 근로자, 태도, 남한 주민

참고문헌(8)open

  1. [단행본] 개성공단기업협회 / 2012 / 개성공단에서 통일경제의 희망을 본다 / 웃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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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단행본] 양문수 / 2012 /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 In 남북한 교류협력 발전방안 / 한국방송공사 : 149 ~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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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보고서] 통일부 / 2012 / 개성공단 사업 현황 및 과제

  6. [학술지] 한민 / 2012 / 한국인의 마음지도 Ⅰ: 한국 대학생의 정서, 사고방식, 가치관 / 한국심리학회지:일반 31 (2) : 435 ~ 464

  7. [단행본] 올포트, 고든 / 1993 / 편견의 심리 / 성원사

  8. [단행본] Forbes, H.D / 2004 / Ethnic conflict and the Contact Hypothesis, In The Psychology of Ethnic and Cultural Conflict / Praeger : 69 ~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