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장에서 살핀 국내창업 현황과 창업교육의 진행과정을 통해 파악한 문제점과 현황을 중심으로 창업교육의 진화 방향을 정리하면 다음 <표 8>과 같다.
이를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창업교육과 인재양성을 위한 제언으로 프로세스 중심의 프로그램 개발과 창업교육전문가 양성을 통한 창업교육의 질적 개선을 제언하고자 한다.
3.1 프로세스 중심의 창업프로그램 개발
기술이 시장으로 연결되어 성공적인 창업을 이루려면, 그 사이에 <그림 1>과 같은 소위 ‘죽음의 계곡’이 존재한다. 따라서 창업에 대한 개별 주체의 명확한 이해 및 지원이 요구된다. 창업가는 고객, 투자가에 대해 몇 가지 점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고객들은 기술을 사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구입하므로 창업자는 제품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투자가들은 제품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제품은 수명주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우수한 경영진이 갖는 비즈니스 컨셉을 보고 투자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창업가는 강력하고 매력적인 비즈니스 컨셉을 지속적으로 만들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최종인, 2008).
창업과정에서 죽음의 계곡을 넘기 위한 방법들로는 연구와 기술이 사업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제시하기, 제품을 통해 연구발견들을 증명해보이기, 강력한 사업케이스를 통한 가능성 전달하기, 가능성 만들기 위한 자원 찾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자원 사용하기, 공식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승인확보, 프로젝트를 승인을 위한 기준제시, 프로젝트를 승인여부 결정하기, 상품 개발, 착수하기 등이 있다(Barr et al, 2009).
그림 1. 창업과정의 죽음의 계곡
* 자료 : 최종인(2010)
위 죽음의 계곡을 넘는 창업교육 프로세스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공대와 경영대 교수에 의해 공동개발 되었다. 이는 1990년대 중반 미국 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창업과정으로 ‘기술창업사업화 알고리즘’(Technology Entrepreneurship and commercialization, 이하 TEC)이라 부르며 이를 살펴보면 <그림 2>와 같다(최종인, 2008; Barr 등, 2009).
그림 2. 기술창업교육 알고리즘
* 자료 : Barr et al.(2009)
기술창업교육 알고리즘은 기술-제품-시장이라는 T-P-M을 근간으로 다섯 단계로 구성되며, 이들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1.1 아이디어 도출 단계
첫째, 아이디어도출 단계는 강력한 기술-제품-시장의 연계성을 가진 제품개념군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때 기술탐색이 중요한 것은 창업 성공이 신기술의 질적인 면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성과를 내기위한 기술을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 도출을 통해 매력적인 제품후보를 많이 찾는다. 이 탐색절차는 여러 순차적 요인으로 구성된다. 즉 제품아이디어 도출, 제품설명 상세화, 제품아이디어의 우선순위 정하기, 제품 정의, 시장 구체화, 의사결정 등의 절차를 거친다. 이 단계마다 얻은 정보는 데이터베이스에 축적하고 후에 이를 재활용할 수 있다.
3.1.2 1단계 정보수집
정보수집 1단계에서는 선택한 제품군 하나하나에 대해 각기 그것이 사업화가 될 매력도가 정말 있는지 여부를 기능과 전략면에서 평가하는 것이다. 이것이 잘 수행되면 초기 제품아이디어들에 대한 치명적 결점(fatal flaw)을 찾을 수 있어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사업 위험도를 줄일 수 있다. 이처럼 1단계 정보수집의 목적은 제품아이디어들 중에 치명적 결함이 있는 것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쳐 몇몇의 제품 아이디어들이 얻어지면, 계속된 기능분석을 통해 전략적 분석을 도출하고,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의사결정의 핵심은 보다 나은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 아이디어를 다시 정의하는 것이다. 그 결과 기능 및 전략 분석 및 평가는 반복된 형식으로 계속 이루어진다. 이 반복과정에서 얻어지는 정보는 깊이가 더해져 좋은 의사결정의 토대가 된다. 기능평가와 전략평가의 내용은 <그림 5>와 <그림 6>에서 제시하고 있다.
3.1.3 2단계 정보수집
2단계 정보수집은 1단계 평가로부터 선택된 제품아이디어들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 과정이다. 보다 치밀하게 제품 아이디어들을 놓고 기능 분석, 전략 분석, 제품 재정의, 의사결정의 과정을 거친다. 즉 치명적 결함이 제거된 제품들을 놓고 최고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다음 3가지 가능한 선택을 한다. 1) 제품아이디어들 재정의, 2) 제품아이디어 탈락, 3) 프로세스를 따라 진행한다. 1단계 평가에서 팀들이 여러 선택 대안들 중 선택한 것과는 달리, 단계 2는 최적 기회를 선택하는데 초점을 두고, 그 제품을 위한 사례를 구축한다. 앞선 1단계에서 질문의 수가 적거나 보편적이었다면, 2단계의 분석단계에서는 매우 다양한 질문이 있으며, 더욱 구체적이다. 예를 들어 1단계에서, 제품아이디어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잠재력에 대한 질문이 별로 없는데 반해, 2단계에서는 10개 이상의 특허관련 질문, 외국특허, 발명의 주관적 문제, 특허의 산업 내 효율성 등이 지적된다. 만일 특허가 여의치 않으면, 사업 비밀과 저작권 등이 신기술 보호의 수단으로 논의된다. 1단계에서는 기능평가 질문들이 서로 독립적인 모습이라면, 2단계에서는 기능영역들에 대한 질문들이 상호 연계되고 통합되는 모습을 보인다. 정보수집의 1단계와 2단계의 차이점을 정리해보면 <표 9>와 같다.
기능평가의 내용을 보면 <그림 5>와 같이 자신이 선택한 제품에 대해 기술, 법률, 시장, 조직, 제조, 재정 등의 요인을 중심으로 그 가능성과 개발정도를 평가한다.
또한 전략평가의 경우 <그림 6>과 같이 산업지도를 중심으로 본인이 만들 제품을 중심으로 해당 산업의 기업들이 무엇이고,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는가를 평가한다. 이때 객관적으로 해당 산업을 분석하고, 그 이후에 본인의 기업이 어느 곳(원료공급, 제조, 유통 등)에 위치할 것인가를 정해야한다. 또한 SWOT 분석, 5Forces, 가치사슬 등의 분석을 실시하여 전략적 선택을 하는 기반이 마련된다.
3.1.4 사업화 전략
2단계를 거쳐 제품이 확정이 되면, 이 제품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이 수립된다. 기술사업화 전략은 몇 가지 세부 단계로 나뉜다. 1)기술우위와 보호 능력, 2) 사업화 경로의 세분화, 3) 신제품을 향한 진입전략과 확대전략의 구축, 4) 보완재의 평가, 5) 전략 플랫폼의 구축, 6) 사업화를 위한 적합한 서류작성(예, 매력적 사업계획서) 등이다. 한 예로 <그림 6>의 산업지도 분석을 통해 업계에서 누가 강자인지를 파악한 뒤, 이로부터 자신의 위치를 정할 수 있고, 전방 및 후방 기업들과 상호제휴 등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3.1.5 사업화 전략의 실천
마지막 알고리즘은 사업화의 실천이다. 이 단계의 목적은 실제로 사업화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이 과정은 사업적인 모습을 보이며 교육적 면보다 실제 사업에 적용해보는 단계이다. 이 때 필요한 것은 바로 경험 많은 리더십과 지원 네트워크, 실행한 인력확보이다. 보완자산이라고도 불리는 지원 네트워크로는 법률 및 회계서비스, 지식재산권 관리, 시장조사기관, 사업계획서, 시설 제공 등이 있다.
3.2 창업교육 알고리즘의 소화와 적용능력 배양
이상 창업 교육 프로세스를 단계별 모듈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창업교육 대상자들인 학생이나 교육생들은 창업의 전체를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 단계별 과정을 거치면서 실행학습을 통해 알고리즘을 습득, 소화, 변환, 활용할 수 있는 흡수능력을 갖출 수 있다. 이를 통해 각 개인과 팀원들은 창업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다(김명숙, 최종인, 2011).
이제 이들 5단계를 종합하고 비교함으로서 보다 개념적으로 창업교육 알고리즘을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시장에서 유망한 분야가 무엇인지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기술을 대학이나 연구소 등에서 찾고 팀원들이 이를 이해, 소화한다. 이는 기술 명세서로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초기단계에서 기술이 어떤 제품들로 구현될 수 있는지 시장은 어떤 종류의 시장이 있는지를 파악한다(초기 TPM). 제품속성 워크시트와 시장워크시트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속성 시장매트릭스를 작성한다. 초기시장 평가를 거친 후에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은 요약 TPM을 작성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제품의 정의를 보다 명확히 하고 팀원들 간에 어떤 제품들이 가능성 있는지에 대한 합의와 공유가 있게 된다. 이는 가치제안서(customer value proposition; CVP) 형태로 전달될 수 있다. 이들 제품 아이디어들은 1단계 기회의 평가단계를 거치면서 필요한 정보가 수집(기능평가, 전략평가)되고 치명적 결함이 발견되면 해당 제품 아이디어들은 탈락하게 된다. 2단계 정보조사에서는 기회 개발을 목적으로 1단계에서 살아남은 제품 아이디어를 더욱 정교하고 매력적인 것으로 가다듬는 단계이다. 이 과정에서 정리된 제품은 이제 사업화전략을 통해 재창조된다. 즉 비즈니스 모델과 비즈니스 전략이 탄생된다. 이같은 프로세스는 일회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면서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상 기술창업 알고리즘을 정리하면 <표 10>과 같다.
이 같은 반복과 실행학습을 통해 학생과 교육생들은 세 가지 내용인 가치제안서, 비즈니스 모델, 비즈니스 전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첫째, 명확한 가치제안서를 만든다, 여기에서 우리 제품이 무엇이고 누가 이를 구입하며 왜 구입하는지를 간결하고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가치제안서를 바탕으로 이를 어떻게 만들고 이익을 낼 것인지를 추가하면 비즈니스 모델이 된다. 즉 가치 사슬의 요소들이 주요활동들이며 산업지도 분석에서 자신이 어떤 포지션을 가질 것인지, 그리고 비교우위 (advantages)는 무엇인지, 이익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같은 비즈니스모델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기술창업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들이 이미 공부한 기초 과학, 공학, 디자인, 경영, 인문학 등의 내용을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간다. 특히 학생들은 다음의 주제를 실제 경험과 실행학습을 통해 체득하게 된다.
“고객의 문제가 클수록 시장의 기회는 커진다. 독특한 기술로부터 나온 다양한 제품아이디어가 나오고 이는 세분화된 시장(고객)들과 연결하게 된다. 이 같은 TPM을 거치고 제품시장속성표(PAMM)를 거치면서 시장성이 있는 제품들에 대해 기능분석과 전략분석을 하게 된다. 가치제안은 독특한 우리제품이 무엇인지, 목표 고객은 누구인지(얼마나 큰지), 고객이 왜 우리제품을 구매하는가를 나타내는 가치제안서를 작성한다. 이에 앞서 문제기술서를 통해 고객의 심각한 문제의식과 기존제품의 한계를 지적하게 된다. 이렇게 가치제안서가 나오면 그 다음 단계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게 된다. 이는 앞서 살핀 가치제안서의 매력적인 제품을 어떻게 만들어 시장에 팔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여기에 가격 설정은 고객의 가치의 크기에 비례에 높아질 것이며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우리가 하려는 사업의 수익구조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3.3 창업교육생태계 구축과 교육자 양성
‘질 좋은 창업교육’은 창업 실전프로세스에 맞추어 워크시트 기반으로 자기주도적 사업을 개발하고 진화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창업교육자가 시장이나 사업현장의 실전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통찰력을 발휘해 자신만의 차별화된 매력적인 사업을 도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경험이 상대적으로 적고 통찰력이 약한 창업자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크게 두 종류의 도움을 받을 생태계가 필요하다. 첫째, 창업프로세스에서 주어지는 다양한 워크시트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배가하기 위해 해당 알고리즘을 반복적으로 강의하고 코칭해온 교육자 즉 코칭친의 도움이다. 둘째, 해당 산업에서 수년간 실행해보고 전문성과 노하우를 쌓아온 선배 기업가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지역내 선배기업가(Executive-In -Residence, EIR)라고 부르며, 이들의 밀착형 멘토링이 필요하다(Buckley 등, 1998),
‘질 좋은’ 창업교육은 실전형 교육기반을 고취하기 위해 창업교육 프로세스와 워크시트 기반의 자기주도 학습이어야 한다. 즉 충분한 현장정보와 실전노하우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성공적인 결과물을 창출하기 위해 창업교육 코치진과 선배벤처기업인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구축이 요구된다.
***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2011. 8. 30, 관계부처 합동으로『산업인력 육성ㆍ관리시스템 혁신방안』을 발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