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d Educ Rev > Volume 12(2); 2010 > Article
인지부하를 고려한 의학교육 교수-학습 설계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review the definition of cognitive load (CL), the relationship between CL and instructional design, and to provide a viewpoint of CL in curriculum and instructional design in medical education. Cognitive load theory (CLT) makes use of three hypotheses about the structure of human memory: working memory (WM) is limited in terms of the amount of information it can hold, in contrast with WM, long term memory is assumed to have no limits and organizes information as schemata. CL indicates the mental load on the limitation of WM. CLT has been used to design instructional interventions that help to ease the learning process. Extraneous CL is related to irrelevant instructional interventions, while intrinsic CL is the complexity of the information itself. Germane CL is the cognitive process for acquiring schema formation. It is a necessary CL to achieve deeper comprehension and solve problems. The range of medical education includes complex, multifaceted and knowledge-rich domains with clinical skills and attitudes. Therefore, CLT may be used to guide instructional design in medical education in terms of decreasing extraneous CL, adjusting intrinsic CL and enhancing the germane CL.

서 론

인지부하(cognitive load)는 특정 과제에 요구되는 지적 노력 (mental effort)의 양을 의미하며 Sweller 등(Kalyuga, et al., 2000; Sweller, 1988, 1994; Sweller, et al., 1998)이 주장하였다. 인지부하 이론의 가정은 인간의 작동기억(working memory)의 용량과 처리능력에 한계가 있고, 작동기억의 정보처리 체제가 시각적 정보와 언어적 정보를 독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제로 구성되었으며, 또한 작동기억의 정보는 무제한적인 용량을 가진 장기기억과 서로 상호작용 한다는 점이다(Kirschiner, 2002; Merrënboer & Sweller, 2005; Pollock et al., 2002). 그러므로 작동기억에서의 정보처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장 기기억으로의 저장과 또 장기기억에서 작동기억으로의 인출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작동기억이란 지금 이 순간 이 텍스트를 해독하는 과정에 사용되고 있는 의식적인 활동이며 감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기억이다. 작동기억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용량이 제한되어(limit capacity) 있다는 것이다(Baddeley, 1986; 1998). 작동기억 용량 제한의 의미는 저장용량의 제한성, 활용할 수 있는 활성화 양의 제한(available activation), 처리용량의 제한, 처리와 용량에 대한 자원할당 능력의 제한 등을 말한다.
이러한 작동기억의 용량제한은 학습심리학적인 전략과 방법론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 우리가 순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보용량의 제한성이 없다면 수업시간에 교사는 학생들을 수업에 집중시키고자 여러 가지 동기부여와 주의집중 전략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학생들은 문자를 보내거나 친구와 이야기 하면서 간간히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정보를 놓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작동기억의 용량제한 때문에 우리는 동시에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없고 처리하려 하면 인지부하로 인하여 대부분의 정보를 놓치게 된다. 그러므로 많은 학습심리학자의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학습자가 인지부하를 적게 경험 하고 학습을 보다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하도록 할 것인가에 있다.
교수자료나 학습상황이 작동기억 내에서의 성공적인 인지처리를 막는 방법으로 제시된다면 학습과 이해에 방해가 될 것이다. 따라서 교수설계에 있어 작동기억의 용량제한은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의학교육에서 교수자료의 제시와 설계, 교육상황에 인지부하를 고려한 연구와 실천은 많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인지부하의 개념, 인지 부하이론에 기반을 둔 교수설계를 살펴본 다음 구체적으로 의학 교육에 인지부하를 고려한 교수설계에의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본 론

가. 인지부하와 작동기억

Baddeley 모형(Baddeley, 1986, 1998)에 의하면, 학습상황에서의 인지부하는 하나 또는 두 개 이상의 작동기억 구성요소에 정보처리 부하가 과도하게 실리는 상태를 의미한다(김회수, 2002). Baddeley는 작동기억을 각각 세 요소, 즉 임시적인 언어 저장고, 임시적인 시 공간적 저장고, 그리고 이 두 기능을 조정 하는 곳으로 상정한다. 즉 작동기억은 언어정보의 저장과 처리를 담당하는 언어적 작동기억(Phonological Loop), 시각적 공간적 자료나 시각적 이미지 과제 처리에 관여하는 시공간적 작동 기억(Visual Spatial Sketch Pad)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어적 작동기억, 시공간적 작동기억 모두 정보처리 용량, 저장, 처리기능 이 제한적이다. 그리고 이 두 작동기억을 조정하는 상위요소인 중앙집행장치(Central Executive)가 있는데 추리와 문제해결, 주의할당, 정보의 결합과 조정 등의 역할을 한다.
작동기억은 일종의 작업공간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일정 공간 에 채워질 수 있는 양을 초과하게 되면 채워야 할 물건이 이리 저 리 흩어지듯이, 작동기억에 인지부하가 걸리면 수업내용의 대부 분이 이해되지 못하고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지 못하기 때문에 학 생은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파워포인트로 그림정보만을 계속 제시하거나 교사가 수업에서 어려운 언어 정보만 계속 제시하는 수업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학생들이 순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 공간적 작동기억과 언어적 작동기 억의 용량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 처리 용량 이상의 정보를 계속 제공하면 대부분의 정보가 작동기억 내에서 유의미하게 처리되지 못하고 소멸될 것이다. 그렇다면 작동기억에 부가되는 인지부하를 적게 주면서 학습에 도움이 되는 수업자료 제작과 수업설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Sweller(1988)는 인지부하를 크게 내적 인지부하, 외적 인지 부하, 스키마 형성 인지부하로 보았다. 내적 인지부하(intrinsic cognitive load)는 교과내용 자체가 가지고 있는 부하로 교수설 계를 통해 변경되기 어려운 인지부하를 말한다. 즉 아무리 정보 제시 방법을 달리해도 그 과제가 가진 고유한 특성 때문에 학습하는 데 있어 인지부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을 말한다. 내적 인지부하는 정보요소의 상호작용성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우리가 외국어를 배울 때 어휘학습은 각 단어만 독립적으로 학습해도 된다는 측면에서 학습내용의 상호작용성이 낮은 학습 (low element interactivity)이다. 그러나 외국어 문장을 구성하는 학습은 각각의 단어와 단어 배열순서, 적절한 문장부호 등 보다 더 많은 요소를 통합해서 학습해야 한다는 점에서 학습내용의 상호작용성이 높은 학습(high element interactivity)이라고 할 수 있다(Bannert, 2002; Hollender, 2010).
외적 인지부하(extraneous cognitive load)는 잘못 설계된 교수과정 때문에 학습자에게 불필요하게 요구되는 지적 노력 (mental effort) 정도를 말한다. 즉 정보 제시나 학습방법 상의 문제로 인해 학습자가 겪게 되는 인지적 부담을 말하는데 외적 인 지부하는 수업설계를 달리하면 그 부하 정도를 줄여줄 수 있는 것으로 아직까지의 인지부하 연구는 대부분 이 외적 인지부하를 줄일 수 있는 수업설계에 초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스키마형성 인지부하(germane cognitive load)는 능동적인 스키마 구성의 결과로 학습에 기여하는 노력을 말한다. 학습자 들이 학습자료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지부하를 말한다. 즉 학습자가 어떤 정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인지부하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인지부하는 학습에 있어서 유의미한 인지부하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De Jong(2009)은 내적 인지부하와 스키마형성 인지부하는 존재론적으로 다른 범주에 속한다고 보면서 내적인지 부하는 과제의 복잡성을 언급하는 것이며 반면에 스키마 형성 인지 부하는 인지과정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Schnotz와 Kürschner(2007)Sweller(1988)가 말한 인지부하 간의 관계에 대해 내적 인지부하는 과제 수행과 관련된 인지적 과정으로 보 았고 이러한 학습과제의 수행이 학습을 가능하게는 하지만 꼭 필요조건은 아니라고 했다. 반면에 스키마형성 인지부하는 단순한 과제 수행 이상의 인지과정이며 이것은 의식적인 학습전략의 적용, 스키마를 만들어내기 위해 학습자료를 탐색하는 것,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제의 재구조화, 메타인지적 과정과 같은 활동을 통해서 증진된다고 보았다. 학습에 있어서 내적인지 부하가 너무 높거나 불필요한 외적인지 부하를 요구하는 교수설계가 된다면 스키마 형성 인지부하를 증진시키는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내적 인지부하, 외적 인지부하, 스키마형성 인지부하는 학습상황에서 상호관련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인지부하와 교수-학습 설계

그동안 인지부하와 교수-학습 설계에 관한 많은 연구들은 학습자료의 설계와 제시방법에 있어 작동기억에 실리는 외적 인지 부하(extraneous CL)를 줄이고(Schnotz & Kürschner, 2007; Merrënboer & Ayres, 2005), 스키마 구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키마 형성 인지부하가 증진 되도록 교수설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정보를 시각적 언어적 정보로 동시에 인접해서 제시하거나, 불필요한 잉여정보를 제거하거나 전체적인 스키마 구성을 방해하는 정보를 제시하지 않는 등의 원리가 바로 외적 인지부하를 줄이기 위한 원리이다.

1) 공간적₩시간적 인접효과(spatial and temporal contiguity effect)

학습자료 설계에 있어 문자정보와 더불어 그림정보를 제시하는 것은 정보를 이해하고 통합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존의 많은 연구들은(Mayer & Moreno, 2002, 2003; Moreno & Mayer, 2003) 문자정보와 그림 정보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학습의 파지와 전이가 높아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Mayer와 Gallini(1990)는 과학 교과서에서 텍스트와 삽화를 각각 다른 페이지에 분산 제시했을 때보다 한 페이지에 제시할 때 학습자들의 이해와 전이가 더 높았다고 보고했다. 오선아, 김회수(2003)의 연구에서도 멀티미디어 설계에 있어 그림정보와 청각정보를 각각 분리시켜 제시했을 때보다 한 화면에 동시에 제시했을 때 학습자가 받는 인지 부하가 줄여 줄었다. 즉 시각정보와 텍스트 정보를 순서적으로 따로 제시하는 것보다는 동시에 통합제시 하는 것이 인지부하를 줄일 수 있는데, 이는 정보가 물리적으로 분산제시 되는 상황에서는 두 정보를 연결하여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정보들이 인접해 제시될 때보다 인지적 자원을 더 많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2) 다양한 형태의 정보제시(modality effect) 효과

Mayer와 Moreno(1998)는 멀티미디어 보조학습 프로그램에서 시각정보로만 학습내용을 제시하는 것보다 시각정보와 언어 정보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인지부하를 줄여준다고 보고했다. 그들은 번개형성에 대한 문자정보와 애니메이션을 제시한 집단과 애니메이션과 문자정보를 제시하면서 음성정보를 들려준 집단을 비교하였다. 전자의 집단은 문자정보와 애니메이션을 모두 시각적 작동기억에서 처리해야 하지만, 후자의 집단은 문자정보와 그림이 시각과 언어로 제시되었기 때문에 인지부하가 분산되어 학업성취도가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문자정보와 애니메이션을 다른 채널로 제시하면 그림은 시 공간적 작동기억에서, 단어는 언어적 작동기억에서 동시에 분산되어 처리되기 때문에 인지 부하도 적게 걸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장기기억으로의 저장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Kalyuga 등(2000)도 학습자에게 관련정보를 두 가지 채널형태인 시각채널과 언어채널로 제시하면 학습효과가 높여진다고 주장했다.
즉 작동기억의 구조상 순간적으로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언어정보만 또는 시각정보로만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같은 정보를 언어정보와 시각정보로 나누어서 제시하면 작동기억에서의 인지부하가 적게 부과되고 결과적으로 정보처리도 더 쉬워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작동기억 역할 때문에 수업상황에서 학습자에게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극물을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3) 잉여정보(redundancy) 제거 효과

잉여정보 효과는 어떤 정보가 학습자가 처리할 수 있는 용량 이상으로 제시되었을 때 일어난다. 예컨대 어떤 책을 읽는 데 있어 텍스트만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인데 그림과 표 정보가 제시되었다면 그림과 표 정보는 불필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물론 텍스트 정보와 그림과 표 정보가 학습자 이해를 돕는 데 통합되어야 할 필요한 정보였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어느 한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정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Kaluga 등(1998)은 초보 전기 견습공 교육에 있어 전기 회로 그림과 그에 대한 설명 텍스트를 같이 제공했다. 같은 내용에 대해 정보를 시각적 정보와 언어적 정보로 나누어 제시했는데 학 습자들은 그림 정보만으로도 또는 텍스트만으로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정보였다. 그러므로 작동기억의 인지부하를 줄이기 위해 두 가지 채널의 정보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습자의 사전지식 정도나 학습내용의 곤란도에 따라 잉여적인 불필요한 정보가 되어 오히려 학습에 방해가 될 수 있다.

4) 정합성 원리(coherence principle)

Moreno와 Mayer(2000)는 번개의 형성에 대해 설명하는 동영상과 언어자료에 번개가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배경음악을 삽입한 집단과 삽입하지 않은 집단 간에 문제해결력의 정도를 비교했다. 실험 결과 애니메이션과 내레이션 외에 별도의 배경 음악을 삽입한 집단이 그러지 않은 집단보다 문제해결력이 낮게 나왔다. 학습자들이 적절하지 못한 자료에 주의집중하게 되어 꼭 필요한 정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인지적 자원을 조금만 사용하게 되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학습 이해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업과 학습자료 설계에 있어 학생들이 전체적인 학습내용 이해의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습자료를 제시하면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흔히 학습자료 제작을 하면서 전체적인 학습내용과 무관한 그림과 동영상의 삽입은 순간적인 주의집중을 위한 각성효과(arousal effect)를 줄 수는 있지만 오히려 학습의 일관된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고 학습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다. 의학교육에의 시사점

지금까지 인지부하가 무엇이고 학습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인지부하를 줄여줄 수 있는 교수설계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의학교육에서의 이러한 인지심리학적인 학습과학적인 고려가 있었는가? 최근에 환자교육 자료 개발에 있어서 작동기억과 다른 인지적 과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 (Wilson & Wolf, 2009)와 생명의학적 정보교육에 있어서 인지적 학습과학적인 고려(Patel 등, 2009)를 해야 한다는 연구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의학교육에는 이에 대한 담론과 실증적인 연구가 아직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인지부하 이론의 결과를 의학교육과정에 고려해보면 크게 외적인지 부하를 감소시키는 교수자료 설계, 내적인지 부하를 조절할 수 있는 교육과정 설계, 스키마형성 인지부하를 증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교수 전략에의 적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외적인지 인지부하(extraneous cognitive load) 감소

의학교육 수업현장에서 많은 교수들이 파워포인트로 수업자료를 제공하고 직접 수업을 하고 있다. 한 차시 한 차시 수업자료를 제공할 때에도 인지부하를 고려한 자료설계를 한다면 학습자의 학습참여, 파지, 그리고 전이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파워포인트 수업자료의 화면 설계에 있어서도 관련된 언어정보와 시각정보가 공간적 시간적으로 인접해서(contiguity effect) 제공되고 있는지 그리고 작동기억의 이중채널을 자극할 수 있는 정보제시를 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같은 내용의 정보이지만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양상(modality effect)을 달리해 전달함으로써 작동기억의 어느 한 영역에만 인지처리가 일어나지 않고 두 가지 채널에 모두 정보가 처리되도록 잘 분산되어 있는지를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동일한 정보에 대해 언어적, 시각적 자료를 동시에 제시하되 이러한 정보제시가 꼭 필요한 것인지를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과제의 특성상 어느 한 자극으로만 주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인지, 텍스트와 그림 정보가 통합되었을 때 학습자의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불필요한 과다한(redundancy) 정보 제시는 오히려 학습자에게 불필요한 외적 인지를 증가시켜서 학습내용의 구조화에 필요한 스키마 형성 인지부하의 형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한 제공되는 텍스트와 그림정보가 전체 내용 이해에 있어서 정합성 (coherence)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인가를 보아야 할 것이다. 흔히 학습자료를 제작하다 보면 주어진 맥락과 무관하지만 멋진 그래픽과 사운드를 추가하고 싶어진다. 학생들의 주의집중을 끌 수 있는 매력은 있지만 이것은 학습내용의 이해에 있어서 정합성이 떨어지게 되어 학습자의 이해와 파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수업과 수업에 필요한 학습자료의 제시에 있어서 이러한 인지부하를 고려한 설계를 한다면 학생들이 겪는 불필요한 외적인지 부하는 줄어들 것이다.

2) 내적인지 부하 조절

인지부하이론에서는 외적 인지부하와 스키마형성 인지부하 (germane cognitive load)가 학습자료 설계방식을 달리함으로써 조절될 수 있지만, 내적 인지부하는 어떤 처치에 의해 변경될 수 없다고 보았다(Sweller, 1988; 1994). 그러나 Pollock 등 (2002)Bannert(2002)는 인위적으로 학습요소의 상호작용을 축소함으로써 내적 인지부하의 조절이 가능함을 시사하였다. 즉, 학습자에게 처음부터 복잡한 학습자료를 제시하면 학습자의 작동기억에 과도한 부하를 초래하고, 이것은 결국 학습을 방해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복잡한 학습내용일 때는 그 학습요소 중 일부를 나누어서 앞부분에 먼저 제시해 학습한 다음 나머지 부분을 추가로 제시하여 학습하게 한다. 그러면 먼저 제시된 학습내용에 나머지 학습내용이 쉽게 통합되어 복잡한 과제가 주는 내적 인지부하를 감소시킬 수 있다. 그리고 오선아, 김연순 (2006), Oh 등(2009)의 연구에서도 내적인지 부하를 줄여주기 위해 학습 전에 선행조직자(advanced organizer)를 제공하여 인지부하가 줄여드는가를 측정했다.
의학교육은 다른 전공에 비해 학습내용의 상호작용성이 높고 복잡하여 학습자에게 주어지는 내적인지 부하가 높을 수밖에 없다. 내적인지 부하를 조절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교육과정을 설 계하는 과정에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학년별 교과편성에 있어서도 내용 상호작용성이 낮은 것부터 높은 것으로 배열하고 한 차시 한 차시 수업에서도 명확한 학습목표나 선행조직자를 제시하여 학습자가 그 시간 수업에 대한 기본적인 스키마를 미리 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3) 스키마 형성 인지부하 증진

스키마 형성 인지부하는 학습자가 학습내용을 이해하고 문제 해결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지과정(Schnotz & Kürschner, 2007)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학습을 할 때 학습자가 반드시 겪게 되는 인지 활동인데 이것은 학습자가 스키마를 만들어내기 위해 학습자료를 찾고 주어진 복잡한 상황에서 주어진 문제를 정의하고 자신의 인지과정을 모니터링하는 활동을 통해 서 형성될 수 있다. Gerjets 등(2008)은 스키마형성 인지부하를 높이기 위해 예(example) 범주에 대한 비교를 제시했고, Merrenboer & Sweller(2005)는 자기설명적(self-explanation) 전략을 제시했다. 그리고 Corbalan 등(2009) 학습과제에 대한 학습자 통제(learner control)를 제공하는 것이 스키마 형성 인지 부하를 높여 주었다고 보고했다.
많은 사실적 지식을 내용 전문가인 교수자가 학습자에게 주어진 시간 안에 잘 전달하고 전수하면 효율적인 교수가 이루어지지만 그러한 학습방법이 학습자의 이해와 파지 그리고 실제 상황에서의 전이력(transfer)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즉 학습자가 스스로 자신의 학습을 구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을 때 학습자 의 스키마형성 인지부하가 증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의과대학에서 문제중심학습(problem-based-learning: PBL)과 시뮬레이션 학습 그리고 사례기반 학습(case-based-learning)등을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학습방법이 바로 스키마 형성 인지부하를 증진시켜 줄 수 있는 학습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 론

이 연구는 인지부하의 개념, 인지부하이론에 기반을 둔 교수 설계를 살펴본 다음 구체적으로 의학교육에서 인지부하를 고려한 교수설계에의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했다. 의학교육은 다른 학문영역에 비해 많은 양의 사실적 자료를 기억해야 하고, 복잡한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하며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전문적 기능의 수행능력을 가져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의료전문인으로서의 지식과 태도, 그에 맞는 의사소통능력 배양 그리고 의과학자로서의 과학적 방법론적 지식 함양을 동시에 익혀야 한다. 이처럼 광범위한 영역의 지식교육 뿐만 실제 임상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해결을 위한 전문적인 능력을 개발해야 하는 의학교육이기 때 문에 학습자료 설계, 제시방법 전체적인 교육과정 설계와 실행 방법에 있어서 학습자의 인지적 부하를 줄여줄 수 있는 고려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수업자료 제작에서부터 외적 인지부하를 줄일 수 있는 설계를 해야 할 것이다. 학습자의 작동기억 용량에 맞게 다양한 매체 자극을 제시하되 이러한 자극이 불필요한 잉여적인 정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전체적인 학습내용의 정합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외적 인지부하를 고려한 학습자료 설계와 더불어 학년별 교과내용 편성과 명확한 학습목표나 선행조직자를 제시하여 학습자가 받는 학습내용의 내적 인지부하를 조절할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더불어서 학습 자가 학습내용을 수동적으로 교수자에게서 받기보다는 스스로 학습 문제를 찾아내고 경험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능동적인 인 지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현재 의학교육에는 PBL, 임상실습, TBL(Team-based learning), 시뮬레이션,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수업 등 많은 수업방법이 운용되고 있다. 의과대 교육과정은 다른 대학보다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학습을 통제하며 지식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스키마 형성 인지부하를 개발시켜 주는 교육과정이 더 많이 갖춰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업방법이 학생들에게 스키마 형성 인지부하 보다는 또 다른 외적인지 부하를 제공하는 수업이 되고 있지 않는가를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향후 의학교육은 현재 다양하게 실행되고 있는 이러한 교수방법들이 학생들의 스키마 형성 인지부하를 증진시켜 줄 수 있도록 잘 정착시키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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