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본 연구는 아시아와 유럽의 문화적 가치를 서로 비교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상이한 가치를 심도 있게 상호 비교.고찰함으로써 유럽연합과 미래의 동아시아 FTA의 가능성을 21세기의 키워드인 ‘문화’라는 공통분모에서 찾아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 사려 된다. 2006년에 인도네시아의 부통령 칼라(Jusuf Kalla)는 동아시아 정상회담에서 이른바 ‘아시아적 가치’를 동아시아 FTA와 동아시아 공동체와 연결시킨 바 있다. 그가 정의하는 아시아적 가치는 ‘경쟁’이 아니라, ‘협동’체제에 있음을 누누이 강조했다. 비록 1997~1998년 아시아의 금융위기로 인해 많은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본 연구의 목적은 아시아적 가치라 불리는, 한중일 삼국의 공통된 문화분모들을 모색하고 규명하는 데 있다. 아시아적 가치는 다양한 전통적 문화콘텐츠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아시아적 가치를 역설적으로 ‘비(非)유럽적 가치’라 칭할 수도 있으리라. 중동의 이슬람주의, 인도의 힌두이즘, 동남아의 불교사상에 이르기까지, 실로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종교와 문화요소들이 아시아적 가치라는 기치아래 집단 동원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동아시아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관련하여, ‘유교적 가치들’에 집중되어 있다. 이른바 신유교주의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본 연구는 영미의 ‘제 1세계’와 소비에트 블록을 형성하는 ‘제 2세계’의 경제모델들과 비교하여, 아시아 제 3세계 국가의 경제모델을 문화적으로 설명하는 데 있다. 허만 칸은 동아시아의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유교문화와 연결시킨 장본인이다. 칸의 신 유교주의 가설에 따르면, 동아시아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공통적인 문화의 깊은 근원을 갖고 있다. 세계 시장체제에서 이러한 문화적 유산은 성공적인 경제활동 내지 비즈니스전략을 위한 비교우위를 형성해왔다. 허만 칸의 추종자들은 유교적 가치가 근대 아시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상응한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폈다. 이러한 문화적 가설을 가지고 본 연구는 아시아적 가치를 심층적으로 재조명할 것이다. 즉 국가주의와 정치적 리더십에 있어서 리더의 인성중심주의, 가족주의, 자기 극기, 교육에 대한 강조, 세속주의, 근면, 사회적 복종과 합일, 협동과 조화 등 아시아적 가치로 정의되는 문화적 요소들을 유럽적 가치와 비교고찰할 것이다. 17세기 프랑스의 현인이며, 저명한 사상가.철학자인 몽테뉴가 언급한대로 ‘비교가 능사’는 아니다(Comparaison n'est pas raison). 실제로 이질적이며 상이한 사회 문화적, 역사적 콘텍스트에서 성장 발전한 아시아와 유럽적 가치를 비교한다는 일 자체가 무모하고 불가능한 시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아버지 장 모네가 강조한 대로 경제 통합에서도 문화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다. 즉 경제적 이해관계나 득실만을 가지고 성공적인 경제통합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지면상의 이유로 본 연구는 첫째 프로테스탄트/유교주의적 윤리 내지 이데올로기의 비교, 둘째로 두 개의 상이한 가치들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물론 아시아적 가치에 연구의 우위를 두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두 개의 문화적 가치나 정체성이 유럽연합과 동아시아 경제협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할 것이다. 혹자는 동아시아의 FTA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동아시아 경제에 전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오지 못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통적인 문화 분모를 찾으면서 한중일 삼국이 상호 협력한다면, 무역마찰도 완화시킬 수 있으며, 문화와 관련된 신종 일자리도 대량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동아시아 지역의 ‘공중선’과 공통된 유대감을 가져오는 제도를 창출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동아시아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만일 필요하다면 문화가치를 창출하거나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아시아.유럽 가치, 동아시아 FTA, 유교자본주의, 한중일 관계, 프로테스탄티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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