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시장폭락에는 반드시 시장악화기제가 존재한다.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의 시장폭락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시장악화기제의 역할을 수행했다. 여기에는 증권화 현상과 신종 파생상품의 역할이 있고, 레버리지와 VaR 등의 잘못된 규제가 시장 폭락의 정도를 심화시켰다. 레버리지란 시장상황이 좋을 때 자기자본수익률을 높이는 장점이 있어, 금융기관의 자산가치가 커질 때 레버리지도 같이 커진다. 그러나 시장상황이 어려워지고 자산가치가 줄면, 그 반대의 상황에 직면한다. 즉, 부채상환 요구와 적정부채 수준의 유지를 위해 부채를 줄여야 하고, 이는 곧 헐값의 자산매각을 부추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시가평가제도를 실시하거나, 현행 건전성 제고 차원의 위험관리 규제는 추가적인 시장악화 기제를 작동시켜 시장 폭락의 정도를 더욱 심화시킨다. 본 논문은 여러 종류의 시장악화기제를 최근 금융위기 맥락에서 먼저 살펴본 후, 시장악화기제의 간단한 모형을 통해 최근 금융위기가 이론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본다. 먼저 기본 모형은 Krugman(2008)의 국제무역승수(International Trade Multiplier)개념을 응용한 국제재무승수(International Finance Multiplier)의 아이디어에 기초하고 있으며, 투자은행처럼 부채를 많이 사용하는 적극적 투자자와 위험회피 성향의 일반적 투자자인 소극적 투자자의 두 종류가 있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시장에서 형성되는 위험자산의 균형가격은 부채를 많이 사용하는 적극적 투자자에 의해 자산 사이즈가 커질 때 부채를 키우면서 같이 올랐다가, 자산 사이즈가 작아질 때 부채를 줄이는 과정(Deleveraging)을 통해 같이 떨어짐을 보인다. 동시에 투자은행과 같이 부채를 많이 사용하는 적극적 투자자가 경제를 대표하는 투자자(Representative Agent)라고 한다면, 최적 포트폴리오 가중치 값이 대차대조표의 사이즈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발견했고, 동시에 투자은행과 같은 적극적 투자자가 위험중립적이라고 전제했음에도 VaR 관련 제약조건으로 인해, 포트폴리오 선택에 관한 식이 위험회피적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선택의 문제와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점도 발견했다. 이 말은 투자은행과 같은 적극적 투자자가 비록 위험중립적이라고 가정했음에도, VaR 제약조건으로 인해 마치 위험회피 투자자가 포트폴리오 선택을 하는 것처럼 경기상황에 영향을 받는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투자은행과 같은 적극적 투자자가 경기상황이 좋을 때는 레버리지를 늘리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에는 레버리지가 줄어드는 선택을 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중앙은행 입장에서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고 본다. 그것은 중앙은행이 금융안정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 크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그 이유는 경기순환 주기를 따라 자산, 부채의 크기가 변하고, 이에 따른 금융기관 대차대조표의 크기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중앙은행 들은 과거와 달리 ‘인플레이션 타겟팅(Inflation Targeting)’을 통해 물가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이번 금융위기는 ‘인플레이션 타겟팅’의 대안이라고 볼 수 있는‘통화량 타케팅(Monetary Targeting)’의 정책적 실효성을 다시한번 강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최근 금융위기로 새고전파 모형은 큰 도전을 받고 있다. 금융위기로 자본시장의 불완전한 모습이 분명하게 드러났음에도 완전 또는 완전에 가까운 자본시장을 가정하는 기존모형의 틀 안에서는 금융위기를 예측하는 것은 고사하고 설명하는 것조차 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쪽에선 케인지안 경제학의 부활을 주장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시뮬레이션 등의 방법을 통해 보다 현실적인 구체성이 모델에 반영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물론 기존모형의 일정부분을 수정 보완할 경우 금융위기 내지는 시장폭락의 일부분이 설명될 수는 있다고 본다. 보다 큰 틀에서의 금융위기 및 시장폭락을 설명하기 위해 새고전파 모형의 틀을 벗어나야 하는 지에 대해선 아직 대답을 하기 어렵다. 다만, 시장폭락에는 시장악화기제를 모델링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선 시장의 자동조절기능을 왜곡시키는 방향의 우상향(Upward) 기울기를 갖는 수요곡선이 만들어 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본 논문에선 최근 금융위기를 통해 어떻게 우상향 수요곡선이 만들어졌고, 이의 시사점이 무엇인지를 간단히 살펴보았다.

키워드

금융위기, 시장악화기제, 레버리지

참고문헌(10)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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